불안감과 사고 마비를 읽고..
자청의 초사고 글쓰기 책을 보면, 초반부에 '불안감과 사고 마비'라는 챕터가 있다. 불안감을 글로 정리한 집단은 시험 성적이 더 좋았다라는 내용의 글이다.
시카고 대학의 베일록 교수가 2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내용이다. 처음 1차 시험에는 모두에게 부담 없이 시험을 치르도록 했다. 2차 시험 때는 두 그룹으로 나눠서 시험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도록 했다. 한 그룹에게는 시험 10분 전에 가만히 앉아있도록 요구했다. 다른 그룹에게는 시험 10분 전에 해당 시험에 대한 부담감이나 불안감을 글로 적게 했다.
그러자 결과가 확연히 달랐다고 한다. 시험 직전 가만히 있었던 그룹은 2차 성적이 1차 성적에 비해 12퍼센트 떨어졌다고 한다. 불안감을 글로 나타낸 집단의 경우는 5% 정도의 성적이 올랐다고 한다.
여기서 몇 가지 의문이 좀 생긴다. 1차와 2차 시험 내용은 당연히 달랐을까? 사람은 저마다 각기 다른 지식을 가졌기 때문에 동일한 시험을 보더라도 누군가는 강할 수 있고, 다른 누군가는 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A그룹에 있던 인원이 2차 시험에 유독 지식이 약했던 인원들이라면? B그룹에 있던 인원이 2차 시험 내용에 대해 유독 강했던 거라면? 이게 옳은 실험 방법이라고 볼 수 있을까? 물론 나보다 똑똑하고 저명한 교수가 실험을 계획하고 실행했겠지만 문득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그룹 A와 B의 시험 전 10분에 대한 행위를 바꿔서 했을 경우에는 결과가 달랐을까? 궁금하다.
시험을 볼 때, 뇌의 전두엽이 작동한다고 한다. 시험 직전 불안감을 글로써 표출한 인원들은 이 전두엽이 어느정도 안정화 된 상태로 시험을 치를 수 있다. 불안감을 정리하지 못한 인원들의 경우 뇌의 작업 기억 영역(전두엽)이 시험 전에 벌써 이미 활성화 된다고 한다. 그래서 시험 때는 뇌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해 시험 성적이 낮게 된다고 한다.
불안감을 느끼는 대상에 대해 글을 쓰고 나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고, 그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는 말에는 나도 어느정도 동의한다. 내가 겪어봐서 안다. 나도 단순히 흘러가듯 걱정만 하기 보다 실제로 글을 써보고 나니까 이런 고민이 있을 때 어떻게 하면 좋겠다는 문제 해결 방법을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었다. 추상적인 고민과 생각을 글로 적게 되면 머리 속에서 맴돌던 해결책을 눈으로 보며 실행할 수 있다.
아무튼, 위 실험 내용에 대해 반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내 의아함을 표시했을 뿐이다. 나는 앞으로도 고민과 생각이 많아지면 글로 적어 머리 속을 깨끗하게 한 후에 문제를 해결해 나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