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DA 원칙을 지켜야 하는 이유(Feat. 자청)
S: Shortly (짧게 써라)
E: Easily (쉽게 써라)
D: Divide (문단을 나눠라)
A: Again (독자의 마음으로 다시 읽어라)
글을 짧게 써야 하는 이유
글을 짧게 써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문장이 길어지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문장이 길어지면 주어, 동사, 목적어를 찾기 어렵다. 나도 과거에는 글을 길에 이어 쓰는 것이 지적인 건 줄 알았다. 글을 쓰다 보면 생각이 이어진다. 이 생각을 중간 중간 잘라내지 않고 그대로 이어 쓰면 길이 길어지는 것이다.
짧게 쓰기를 연습하면서 잘못 알았던 게 있다. 짧게 쓰라는 의미는 문장을 최대한 함축해 작성하라는 말이 아니다. 가령, 어떤 글을 독자 편의를 위해 줄인다고 가정해보자. 당연히 그 글에는 여러 문장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문장 자체를 짧게 가져가라는 것이지, 글 자체(내용)를 줄여버리라는 뜻이 아니다.
초반에 나는 이 개념을 잘 못 알았다. 자청의 초사고 글쓰기 책에 나와 있는 과제를 하고 자청의 답과 비교해봤다. 그 이후에 제미나이를 통해 누구의 글이 더 나은지 판단해 달라고 했다. 모두 자청의 승리였다. 제미나이가 공통적으로 했던 말이 있다. 내가 다시 쓴 글은 너무 간결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글 자체는 깔끔해 보일 수 있지만 자칫 내용 자체가 많이 생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쓴 글과 자청이 쓴 글을 비교하면서 아무리봐도 내가 더 잘 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제미나이의 피드백을 듣고 다시 글을 읽어봤다. 자청의 글은 확실히 읽는 사람이 읽기 편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한 것처럼 보였다. 반면에 내 글은 '이 글은 이런 정보야!!'라며 단순 정보 전달 만을 위한 글 같아 보였다.
여러 과제를 하고 제미나이 피드백을 들으며 S 원칙에 대해 다시 깨달았다. 문장을 짧게 가져가는 것이지 글을 짧게 쓰라는 얘기가 아니다(물론 너무 길어지면 안된다). 그리고 자청이 한 문장의 글자수를 최대 25자 이상 넘기지 않는 게 좋다고 했는데, 자청 역시 25자 넘긴 문장이 꽤 있었다. 나는 25자 미만의 문장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근데 억지로 문장을 짧게 쓰려는 건 정말 어려웠다. 어찌저찌 문장을 짧게 완성해냈지만 정말 보기에 이상했다. 억지로 문장을 짧게 줄이는 것은 되려 글을 망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쉽게 써야 하는 이유
글을 쉽게 써야 하는 이유도 간단하다. 읽는 사람이 글을 읽을 때 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건 대화를 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상대방, 즉 나와 다른 사람은 나와 다른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다. 내가 당연히 A라는 사건을 알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도 A를 알고 있을 거라고 단정하면 안된다.
이건 내가 상상한 간단한 예이다. 이런 예시 말고 실제로 더욱 공감가는 사례들은 많을 것이다.
가령, 컴퓨터를 잘 아는 남자친구와 컴퓨터를 하나도 모르는 여자친구가 있다고 하자. 둘이 데이트를 하다가 남자친구가 대뜸 'ㅇㅇ아, 5070Ti를 살까? 5090을 살까? 아 너무 고민이다.'라고 여자친구에게 말했다. 여자친구는 당연히 '응? 그게 뭔데?'라고 물을 것이다. 남자친구는 '아, 그래픽카드야, 그래픽카드.'라고 말했고, 여자친구는 다시 '그래픽카드가 뭐야?'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남자친구는 답답했는지 '아니야, 됐어.'라고 대화 주제를 바꿔버렸다. 그리고 여자친구는 남자친구의 태도에 기분이 상했다.
아무튼, 남자친구는 당연히 여자친구가 컴퓨터 부품 중 하나인 그래픽카드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대충 말해도 잘 이해할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 여자친구는 컴퓨터에 대해 문외한이다. 처음부터 자세히 설명하고 대화를 시작하지 않으면 대화에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만약 남자친구가 '컴퓨터에 들어가는 부품 중에 그래픽카드라고 있어. 그래픽카드 제조사에 엔비디아와 AMD가 있어. 그 중에서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를 사고 싶어. 가장 최신에 출시된 그래픽카드는 RTX 50시리즈가 있어. 그 중에서 5070Ti랑 5090 중에 뭘 살지 고민 중이야. 5090 가격이 5070Ti 가격의 두 배이긴 한데, 성능이 그만큼 좋아서 고민 중이야.'라고 친절하게 설명하며 대화를 했다면 어땠을까?
또한, 내가 남들보다 좀 더 잘 아는 분야가 있다고 해서 전문 용어를 남발하면 안된다. 당연히, 쉬운 단어를 두고 굳이 어려운 단어를 사용해서도 안된다. 남들이 내 글을 읽었을 때, '뭐야. 이런 식으로는 나도 쓰겠다' 생각하는 그런 쉬운 글을 작성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끝까지 내 글을 읽는다.
즉, 내가 이 챕터를 읽고 깨달은 바는, '글을 쉽게 써야 하는 이유는 그저 사람들이 내 글을 끝까지 읽게 만들기 위해서이다'라는 것이다. 문단을 나눠야 하는 이유
가령, 컴퓨터를 잘 아는 남자친구와 컴퓨터를 하나도 모르는 여자친구가 있다고 하자. 둘이 데이트를 하다가 남자친구가 대뜸 'ㅇㅇ아, 5070Ti를 살까? 5090을 살까? 아 너무 고민이다.'라고 여자친구에게 말했다. 여자친구는 당연히 '응? 그게 뭔데?'라고 물을 것이다. 남자친구는 '아, 그래픽카드야, 그래픽카드.'라고 말했고, 여자친구는 다시 '그래픽카드가 뭐야?'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남자친구는 답답했는지 '아니야, 됐어.'라고 대화 주제를 바꿔버렸다. 그리고 여자친구는 남자친구의 태도에 기분이 상했다.
문단을 나눠야 하는 이유는 정말 간단하다. 문단을 나누지 않으면 글이 읽기 싫게 생긴다. 종종 인터넷 커뮤니티를 하다가 '엔터 좀 ㅡㅡ'하는 댓글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한 문단에는 하나의 주제를 담고 있어야 한다. 먼저 문단이라는 것을 쉽게 설명하면, 하나의 주제를 향해 가는 문장들의 모음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다. 문단을 나누지 않고 글을 써버리면 주제가 겹쳐버린다.
글로 예시를 보여주는 게 확실할 거 같으나 대화로 예시를 들어보고 싶다. 가령, 두 명이 대화를 하는데, 한 명이'야. 어제 LAFC 경기 봤냐? 손흥민 또 골 넣었잖아. 대박이지 않냐. 손흥민이 광고했던 아이스크림이 뭐더라? 월드콘? 부라보콘? 이따 먹어야지. 근데, 월드컵은 언제하냐? 우리나라 이번 월드컵에서는 16강 가겠냐? 우리나라 감독 홍명본가? 홍명보는 저번에 왜 땅을 보러갔을까? 아, 나도 집사야 되는데.'라고 말을 했다고 해보자. 이 사람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뭔지 정확히 이해할 수 있을까? 난 아니다. 내가 상대방이라면 '뭐라는거야. 미친놈아. 한번에 하나만 얘기해.'라고 얘길 했을 것이다.
막상 적고 보니 예시가 적절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결론은 문단을 나눠서 글을 써야 하는 이유 역시 읽는 사람의 편의를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퇴고 전 글을 다시 읽어봐야 하는 이유
글을 다 썼다면, 게시 전에 다시 한번 읽어봐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글을 쓰는 도중에 글이 매끄럽게 써지지 않은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어렵게 문장을 완성하고, 다음 글을 작성하고 다시 그 문장을 보면 어? 혼란스럽다. 분명 내가 쓴 문장인데 잘 읽히지가 않는다. 내가 잘 읽히지 않으면, 이 글을 읽는 다른 사람도 잘 읽혀지지 않는다.
어떤 누구라도 한번에 완벽한 글을 쓸 순 없다. 내로라하는 작가들도 글을 퇴고하기 전에 여러 번 검수를 거친다. 하물며 나는 이제 막 글을 쓰기 시작한 초보이다. 거장 작가들도, 이 책을 쓴 자청도 글을 퇴고, 게시하기 전에 여러번 수정한다. 자신의 마음에 들 때 까지 수정한다. 그 이유는 내가 읽기 편해야 남들도 읽기 편하기 때문이다. 쓰는 도중에는 몰랐던 어려운 단어가 있을 것이다. 매끄럽지 않은 문장 연결도 있을 것이다. 조금 더 문장을 짧게 수정할 수 있을 거 같은 부분도 보일 것이다.
내 글은 내가 썼기 때문에, 당연히 이해하기 쉽다. 독자의 입장이 되어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봐야 한다. 마치 다른 사람이 쓴 것이라 생각하고 비판적으로 한번 글을 천천히 읽어보자. 그러면 반드시 교정해야 할 곳이 보일 것이다.
마무리
SEDA 원칙을 왜 지켜야 하는지, 각 원칙에 대해 느낀 점을 글로 써보라는 과제를 수행했다. 책을 읽으면서 자청이 여러 번 얘기한 게 있다. 그리고 내가 쓴 글을 보면 각 원칙마다 공통적인 결론이 하나있다. 그것은 바로, 읽는 사람이 편한 글을 쓰라는 것이다. SEDA 원칙 중에 구태여 제일 중요한 원칙을 골라 보자면 E가 될 거 같다. E가 모든 걸 아우르는 원칙같다.